슈퍼 마리오 64의 중학생 플레이 테스트: 언덕을 못 올라가도 재미있었던 이유
진척이 없어도 게임은 즐거울 수 있을까요?
핵심 세 줄
이 글은 1996년 개발진 좌담에 담긴 중학생 플레이 테스트를 살펴봅니다. 진척이 없어도 즐거울 수 있는 게임에 대한 미야모토의 판단도 살펴봅니다.
Ⅰ 중학생 10명쯤을 반나절 지켜보다
미야모토는 슈퍼 마리오 64에서 평소 하지 않던 일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이들에게 게임을 직접 해 보게 하는 플레이 테스트였습니다. 중학생 10명쯤을 한 줄로 앉혔습니다. 왕관 쓴 봄병 대장이 있는 첫 번째 코스에서 반나절 놀게 했습니다. 개발진은 아이들 뒤에서 플레이를 지켜봤습니다.
슈퍼 마리오 64 게임 화면, 마리오 위키, © Nintendo
그중 한 명이 미야모토의 아이였습니다. 아이는 오를 수 없는 언덕을 수십 번 거듭 오르려 했습니다. 미야모토는 그 모습을 보며 부모로서 답답했던 마음을 웃음 섞인 농담으로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끝난 뒤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미야모토에 따르면 아이들은 재미있었다고 했습니다. 또 하고 싶다는 말도 했습니다. 언덕을 오르는 데 실패한 모습과 다시 하고 싶다는 반응이 같은 회고 안에 나란히 등장합니다. 이 일화의 흥미로운 지점은 그 두 장면의 간격입니다.
Ⅱ 진척이 없어도 괜찮다고 느낀 순간
미야모토는 당시 게임에 대해, 깨지 못하면 재미없거나 좋지 않은 게임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고 회고했습니다. 닌텐도도 그 생각을 지켜 왔다고 했습니다. 자신 역시 슈퍼 마리오 64 이전에는 진척 없이 노는 일이 재미있을 수 있는지 매우 회의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플레이를 보고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도 이만큼 재미있다면 괜찮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미야모토가 설명한 자신의 판단입니다. 이 테스트 때문에 설계가 바뀌었다고까지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의 반응으로 게임의 재미가 입증됐다고까지 말할 수도 없습니다.
그의 개발 목표를 함께 읽으면 이 판단이 더 선명해집니다.
“마리오를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 미야모토 시게루, 1996년 개발진 좌담, Shmuplations 영어 번역본에서 한국어로 번역
이 발언과 아이 테스트를 연결해 읽으면, 미야모토가 주목한 재미에는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뿐 아니라 조작하며 시도하는 시간도 포함됐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언덕을 넘지 못한 장면은 그런 생각을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Ⅲ 봄병 대장을 굴려 보려던 편집부
아이 테스트 이야기가 나온 앞뒤에는 목적 없이 해 보는 놀이에 대한 대화도 있습니다. 인터뷰어는 편집부에서 봄병 대장을 언덕 아래로 얼마나 멀리 굴릴 수 있는지 해 봤다고 말했습니다. 미야모토는 바로 그런 쓸데없는 일을 플레이어가 해 줬으면 한다고 답했습니다.
슈퍼 마리오 64 게임 화면, 마리오 위키, © Nintendo
여기서 봄병 대장을 굴려 보려 한 주체는 미야모토가 아니라 편집부입니다. 미야모토의 답변은 그 행동을 반겼다는 뜻입니다. 개발자가 정한 목표와 별개로 플레이어가 스스로 해 보고 싶은 일을 찾는 모습이, 아이 테스트 일화와 함께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Ⅳ 성 밖을 돌아다니는 사람을 위한 ‘큰 도박’
같은 좌담에서 인터뷰어는 성 밖을 뛰어다니고, 수영하고, 점프하며 한동안 놀았다고 말했습니다. 미야모토는 그런 시간을 두고 자신들의 큰 도박이었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플레이어의 절반은 곧장 성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밖을 돌아다니며 탐색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밖을 탐색하는 쪽을 생각하며 게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절반이라는 표현은 실제 이용자 행동을 측정한 통계가 아니라 개발 당시의 예상입니다. 미야모토는 어느 쪽이 정답이라는 말도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슈퍼 마리오 64 게임 화면, 마리오 위키, © Nintendo
아이들의 반복 도전, 편집부의 봄병 대장 실험, 성 밖에서 보내는 시간은 서로 다른 장면입니다. 다만 미야모토의 발언을 따라 읽으면, 모두 목표에 곧장 도달하지 않는 플레이를 즐길 여지와 연결됩니다. 슈퍼 마리오 64의 아이 테스트는 그가 그런 재미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보여 주는 회고로 읽을 수 있습니다.
같이 읽기
출처와 읽을 때의 주의점
본문의 근거는 Shmuplations의 「Super Mario 64 – 1996 Developer Interviews」 영어 번역본에 담긴 미야모토의 발언입니다. 일본어 원문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번역자는 이 인터뷰들이 1996년 일본 공식 공략본 두 권에 처음 실렸다고 설명합니다. 책 이름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아이 테스트는 미야모토가 평소 하지 않던 일이라고 소개한 사례입니다. 이를 닌텐도의 일반적인 테스트 관행으로 확대하지 않습니다. 또한 회고에는 아이가 도전한 비탈의 정확한 위치가 없습니다. 따라서 본문의 게임 화면은 관련 장소를 보여 주는 참고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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